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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그리고 노출

내 마음의 저징공간 2025. 4. 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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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hotography)을 어원 그대로 해석하면 ‘빛’이라는 뜻의 Photo와 ‘그리다’라는 의미의 Graphien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빛으로 그린 그림이 사진인 셈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카메라는 빛으로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도구가 된다. 그림에서 붓이나 물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표현의 효과가 달라지듯 사진도 카메라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순간 포착으로 찍은 이미지로만 인식한다. 하지만 사진은 단순히 기록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찍는 행위를 넘어 카메라의 원리를 알고 그걸 응용해서 대입만 잘한다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표현을 사진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번에는 사진 촬영 시 고려할 수 있는 카메라의 3가지 요소(조리개, 셔터스피드, 화각)를 공연사진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22년 김부경의 춤 ‘논개삼첩’ 구음검무 콘셉트 촬영. 조리개 f2.8, 셔터스피드 1/250, 초점거리 35mm. 사진=옥상훈 작가

#조리개

조리개는 눈의 동공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렌즈로부터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과 더불어 초점을 잡은 피사체 주변으로부터 선명하게 보이는 구간을 결정한다. 조리개 구멍이 작으면 사진의 모든 부분이 선명하게 나오는데 이를 ‘핀포커싱’이라 하고 조리개 구멍이 크면 초점을 잡은 부분만 선명하게 나오고 나머지는 희미하게 표현되는데 이를 ‘아웃포커싱’이라고 한다.

새벽빛의 질감과 함께 전통춤인 검무의 움직임을 야외서 촬영한 사진이다. 무용수의 모습과 함께 풍경도 선명하게 담을 수 있었으나, 표현하고 싶은 건 검무를 추는 무용수의 모습이었기에 의도적으로 조리개를 개방해 춤과 움직임에 집중했다. 검무를 추며 길을 따라 내려오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호흡이 ‘아웃포커싱’의 효과로 아련한 새벽의 푸른 기운과 함께 사진에 봉인됐다.


2020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KIADA) 초청작 나인틴나인아트컴퍼니(예술감독 장혜림)의 작품 ‘GAL-GAL’. 조리개 f13, 셔터스피드 1/10, 초점거리 67mm. 사진=옥상훈 작가

#셔터스피드

빛을 받아들인 카메라에 상이 맺히는 곳을 촬상면이라고 한다. 셔터스피드는 촬상면 앞에 있는 셔터막이 열리고 닫히는 속도를 말한다. 셔터스피드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과 함께 움직이는 피사체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빠른 셔터스피드는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하고 느린 셔터스피드는 움직임의 잔상을 남겨 동적인 효과를 준다.

무대 위에서 펼치는 움직임의 향연을 보면서 문득 ‘무용수들의 움직임 속도가 각자 다른데 저것을 순간포착이라는 명분으로 동일한 속도처럼 보이게 사진을 찍는 것이 과연 옳은 표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부터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존재들의 속도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특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이유를 생각하며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한 화면 안에 느리게 움직이는 것은 느리게,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빠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 모든 움직임을 포용할 수 있는 적정 셔터스피드로 촬영을 했을 때 나온 결과물이 위의 사진이다.


2019년 창작산실 무용 부문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시나브로가슴에(안무 안지형)의 ‘Hit & Run’. 조리개 f4, 셔터스피드 1/200, 초점거리 24mm. 사진=옥상훈 작가

#화각(초점거리)

화각은 렌즈를 통해서 카메라가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각을 말한다. 화각이 넓으면 초점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넓은 범위를 촬영할 수 있지만 피사체의 크기가 작아지고 원근감의 왜곡이 발생한다. 화각이 좁으면 초점거리가 길기 때문에 아주 좁은 범위만 촬영할 수 있는 반면 멀리 있는 피사체를 클로즈업해 확대 촬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드넓게 펼쳐진 초록색 필드 위에 삶과 죽음처럼 시작과 끝이 같은 홈 플레이트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 야구를 소재로 만든 무용작품이다. 무대를 가득 채운 잔디의 광활함 속에 있는 무용수의 모습이 어쩌면 인생이라는 광활함을 헤매고 있는 우리의 모습 같았다. 그래서 움직임 자체보다는 움직임을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렌즈의 화각으로 공간의 여백을 극대화해 촬영했다. 사진으로 만들어진 프레임 속 작은 광활함.

사진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정지된 이미지며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담고자 하는 순간을 어떻게 표현해 낼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수치를 정하고, 프레임 안에 얼마나 넓게 혹은 깊게 보여줄 것인지를 화각으로 결정한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인 사진이 보는 사람들에게 오롯이 전달돼 각자의 삶 속에 또 다른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

#노출

1.exposure · 露出

카메라에서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셔터가 열려 있는 시간 동안 필름이나 건판, 이미지 센서 등에 비추는 것.

감도, 조리개값, 셔터 속도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노출의 3요소라고 한다.

이는 사진의 밝기와 밀접한 영향을 가지므로 카메라에 입문할 때 확실이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2. 노출 과다와 노출 부족[편집]

노출은 사진의 밝기를 결정한다. 이때, 사진의 밝기가 적절한 상태를 적정 노출(proper exposure)이라고 한다. 이를 기준으로 사진이 어둡게 나온 것을 노출 부족(underexposure), 밝게 나온 것을 노출 과다(overexposure)라고 한다.

노출이 부족할 경우 사진은 전체적으로 어둡게 나오며, RAW 포맷으로 찍었다고 가정할 경우 사진 보정 소프트웨어를 통해 복구가 용이하다.

노출이 과다할 경우 사진은 전체적으로 밝게 나오며, 너무 밝거나 강한 광원이 유입된 경우 이미지 센서가 처리할 수 있는 양에서 벗어나 디테일이 손상될 수 있는데, 이 현상을 화이트홀 현상이라고 한다. 그 경우 RAW 포맷으로 찍었다고 해도 복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카메라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떨어진다면, 노출 과다는 피해야 한다. 특히 대낮의 하늘 등에서 잘 나타나는 현상이나 촬영에 유의할 것.

3.노출의 3요소

감도: 센서나 필름의 빛의 민감도
조리개 값: 조리개 구경의 크기를 결정해 빛을 받아들이는 양을 조절하고, 피사계 심도를 결정.
셔터 속도: 센서나 필름에 빛을 얼마동안 노출할지와 피사체의 모션블러 정도를 결정.